새벽가로수길

새벽가로수길

백지영(With송유빈) 0 232
백지영(With 송유빈)
해가 저문 아홉시
옷을 걸치고
아무도 돌아오지 않은
집을 나설 때
가로등의 불빛이
하나 둘씩 켜지고
오늘 하루 고생한
사람들이 모일 때
한잔씩 한 테이블씩
정리를 하고
힘들면 한 십 분씩
쉬기도 하고
한번씩 또 한번씩
생각난데도
보고 싶어도 이젠
아무 사이 아닌데
하루 종일
너라는 핑계를 대고
바보같이
노래를 불러보아도
아직도 날
올려다보던 네 눈빛
장난칠 때 웃으며
때리던 손길
사진 속을 몇 번을
들여다보고
한심하게 속앓이
흘려보아도
아무도 날 울리지
않는 전화기
집으로 돌아가는 길
새벽 가로수길
해가 저문 아홉시
옷을 걸치고
아무도 남지 않은
거리를 나설 때
간판의 불빛이
하나 둘씩 꺼져도
사람들이 하루를
끝낼 생각 없을 때
한곳씩 한 정거장씩
집으로 가고
오늘 있었던 일
생각도 좀 하고
하나씩 또 하나씩
말하고 싶어도
보고 싶어도
이젠 아무 사이 아닌데
하루 종일 너라는
핑계를 대고
바보같이 노래를
불러보아도
아직도 날
올려다보던 네 눈빛
장난칠 때 웃으며
때리던 손길
사진 속을 몇 번을
들여다보고
한심하게 속앓이
흘려보아도
아무도 날 울리지
않는 전화기
집으로 돌아가는 길
새벽 가로수길
가끔씩 다시
안고 싶을 때
아프지 않게
잡고 싶을 때
전화기 너머
듣고 싶을 때
항상 보고 싶을 때
하루 종일 너라는
핑계를 대고
바보같이 노래를
불러보아도
아무도 날 울리지
않는 전화기
집으로 돌아가는 길
새벽 가로수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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