너늙어봤냐나는젊어봤단다

너늙어봤냐나는젊어봤단다

서유석 0 239
서유석
너 늙어 봤냐
나는 젊어 봤단다
이제부터 이 순간부터
나는 새 출발이다
삼십 년을 일하다가
직장에서 튕겨 나와
길거리로 내몰렸다
사람들은 나를 보고
백수라 부르지
월요일에 등산 가고
화요일에 기원 가고
수요일에 당구장에서
주말엔 결혼식장
밤에는 상갓집
너 늙어 봤냐
나는 젊어 봤단다
이제부터 이 순간부터
나는 새 출발이다
세상 나이 구십 살에
돋보기도 안 쓰고
보청기도 안 낀다
틀니도 하나 없이
생고기를 씹는다
누가 내게 지팡이를
손에 쥐게 해서
늙은이 노릇
하게 했는가
세상은 삼십 년간
나를 속였다
너 늙어 봤냐
나는 젊어 봤단다
이제부터 이 순간부터
나는 새 출발이다
마누라가 말리고
자식들이 놀려 대도
나는 할 거야
컴퓨터를 배우고
인터넷을 할 거야
서양 말도 배우고
중국 말도 배우고
아랍 말도 배워서
이 넓은 세상 구경
떠나나 볼 거야
너 늙어 봤냐
나는 젊어 봤단다
이제부터 이 순간부터
나는 새 출발이다
너 늙어 봤냐
나는 젊어 봤단다
이제부터 이 순간부터
나는 새 출발이다
이 세상에 태어나서
아비 되고 할배 되는
아름다운 시절들
너무나 너무나
소중했던 시간들
먼저 가신 아버님과
스승님의 말씀이
새롭게 들린다
인생이 끝나는 것은
포기할 때 끝장이다
너 늙어 봤냐
나는 젊어 봤단다
이제부터 이 순간부터
나는 새 출발이다
너 늙어 봤냐
나는 젊어 봤단다
이제부터 이 순간부터
나는 새 출발이다
너 늙어 봤냐
나는 젊어 봤단다
이제부터 이 순간부터
나는 새 출발이다
나는 새 출발이다
나는 새 출발이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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