내마음은

내마음은

김동률 0 249
김동률

뜨겁지 않은
사람이 됐어
웬만하면
고개가
절로 끄덕여졌어
예전처럼
조그만 일에
화내지 않고
조금씩 무던해졌어
혼자 있는 게
편하게 됐어
사람들과
부대끼는 게
피곤해졌어
이러다 나 다시는
사랑할 수 없을까
걱정되다 체념하다
또 너를 생각해
내 마음은
언제나 그 자리
내 마음은
아직도 네 곁에
가져갔는지
내가 두고 온 건지
그냥 멀어진 건지
어느새
나 욕심이 덜한
사람이 됐어
약속 없는
멍한 시간에
익숙해졌어
이러다
또 갑자기 다시
사랑이 오면
어떡하지
지금은
나 줄 게 없는데
내 마음은
언제나 그 자리
내 마음은
아직도 네 곁에
되돌려 받을
생각조차 못 해서
텅 빈 그대로
이렇게
내 마음은
내 마음은
그대로 멈춰 서
너를 부르고
자꾸 다 들춰내고
살아 있다 말하고
내 마음은
언제나 그 자리
내 마음은
아직도 네 곁에
되돌아오는 길을
잃어버린 채
다른 시간을 사는
내 마음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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