하얀말

하얀말

김장훈 0 237
하얀말
김장훈

난 너에게
전했던 말보다
전하지 못한 말이
참 많아
그 말들이 이 계절엔
오늘 눈처럼 내린다
나는 못 가도
이렇게라도
니 곁에 또
머물고 싶어
너의 눈길마다에
너의 발길마다에
가닿고 싶어서
내리는 하얀 말
소리 없이
소리치고 있어
끝까지
널 지키지 못했어
너에겐 의미 없겠지만
사랑해
눈물처럼 녹아 없어질
나의 이야기
행복했니
더 묻지 못했지
불행했다면
내가 무너질까 봐
마지막이라도
힘들지 말라고
너를 잡지도 못했어
기적이란 게
있을지 몰라
혹시 만약
어쩌면 말야
눈이 오는 거리에
니가 없는 세상에
아픈 내 말들이
더 쌓여만 간다
소리 없이
소리치고 있어
끝까지 널
지키지 못했어
너에겐 의미 없겠지만
사랑해
눈물처럼 녹아 없어질
나의 이야기
너도 지금
보고 있을까
하얀 눈이
내려오고 있어
하얀 말이
흩날리고 있어
눈이 그쳐도
그리운 난 그대로야
다시 돌아오는
겨울처럼 넌
사는 동안
끝나지 않을
나의 이야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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