전우야잘자라

전우야잘자라

현인 0 465
현 인
전우의 시체를
넘고 넘어
앞으로 앞으로
낙동강아 잘 있거라
우리는 전진한다
원한이야 피에 맺힌
적군을 무찌르고서
꽃잎처럼 떨어져간
전우야 잘 자라
우거진 수풀을
헤치면서
앞으로 앞으로
추풍령아 잘 있거라
우리는 돌진한다
달빛 어린 고개에서
마지막 나누어 먹던
화랑 담배 연기속에
사라진 전우야
고개를 넘어서
물을 건너
앞으로 앞으로
한강수야 잘 있구나
우리는 돌아왔다
들국화도 송이송이
피어나 반겨주는
노들 강변 언덕위에
잠들은 전우야
터지는
포탄을 무릅쓰고
앞으로 앞으로
우리들이 가는 곳에
삼팔선 무너진다
흙이 묻은 철갑모를
손으로 어루만지니
떠오른다 네 얼굴이
꽃같이 별같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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