비가온다

비가온다

정승환 0 223
정승환

이젠 정말
괜찮은 줄 알았어
네 말처럼
다 잊은 줄 알았어
흔들리는
밤 길을 잃은 맘
애써 바쁜 척
잘 지내며 버텼는데
비가 와서 그랬어
술에 취해 그랬어
난 여전히 그런 핑계로
널 못 잊어
대답 없는 너는
그게 대답일 텐데
또 습관처럼
네겔 전활 걸어
이런 내가 싫다
이제 와서 뭘
바라는 건 아냐
그냥 오늘은
솔직히 말할게
보고 싶었어 궁금했었어
한때 내 전부를
나눴던 너였는데
비가 와서 그랬어
술에 취해 그랬어
내 친구들 그만
잊으라고 날 욕해
대답 없는 너는
그게 대답일 텐데
또 습관처럼
너의 기억 속에 살아
내가 싫다
사실 난 못하겠어
아직 남은 널 지우기에
난 어린가 봐
어떻게 널 다 잊어
이렇게 선명한데
넌 나에게 모든 계절
모든 하룬데
비가 와서 그래
오늘은 좀 놔두자
내일이 오면
후회하겠지만
너무 보고 싶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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