절망에관하여

절망에관하여

신해철 0 698
신해철
뜨겁던 내 심장은
날이 갈수록
식어가는데
내 등뒤엔
유령들처럼
옛 꿈들이
날 원망하며 서있네
무거운 발걸음을
한발자국씩
떼어놓지만
갈곳도 해야 할것도
또 내가 누군지도
모르는데
눈물 흘리며
몸부림치며
어쨌든 사는 날까지
살고싶어 그러다보면
늙고 병들어
쓰러질 날이 오겠지
하지만 그냥
가보는 거야
그냥 가보는 거야
내 목을 졸라오는
올가미처럼
그 시간이 온다
내 초라한
삶의 이유를
단 한번만이라도
볼 수 있다면
눈물 흘리며
몸부림치며
어쨌든 사는 날까지
살고 싶어
그러다 보면
늙고 병들어 쓰러질
날이 오겠지
하지만
그냥 가보는 거야
그냥 가보는 거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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