어머님께

어머님께

지오디<GOD> 0 270
지오디
어려서부터
우리집은 가난했었고
남들 다하는
외식 몇 번
한 적이 없었고
일터에 나가신 어머니
집에 없으면 언제나
혼자서 끓여먹었던 라면
그러다 라면이
너무 지겨워서
맛있는 것 좀
먹자고 대들었었어
그러자 어머님이
마지못해 꺼내신
숨겨두신 비상금으로
시켜주신 자장면 하나에
너무나 행복했었어
하지만 어머님은 왠지
드시질 않았어
어머님은 자장면이
싫다고 하셨어
어머님은 자장면이
싫다고 하셨어
야이 야아야 그렇게
살아가고-
그렇게 후회하고
눈물도 흘리고
야아이 야아야
그렇게 살아가고-
너무나 아프고
하지만 다시 웃고
중학교 일학년때
도시락 까먹을 때
다같이 함께 모여
도시락 뚜껑을 열었는데
부잣집 아들녀석이
나에게 화를 냈어
반찬이 그게 뭐냐며
나에게 뭐라고 했어
창피해서
그만 눈물이 났어
그러자 그 녀석은
내가 운다며 놀려댔어
참을 수 없어서
얼굴로 날아간
내 주먹에
일터에 계시던 어머님은
또다시 학교에
불려오셨어
아니 또 끌려오셨어
다시는 이런 일이
없을거라며 비셨어
그 녀석 어머님께
고개를 숙여 비셨어
우리 어머니가 비셨어
야이 야아야
그렇게 살아가고-
그렇게 후회하고
눈물도 흘리고
야아이 야아야
그렇게 살아가고-
너무나 아프고
하지만 다시 웃고
아버님없이
마침내 우리는 해냈어
마침내 조그만 식당을
하나 갖게됐어
그리 크진 않았지만
행복했어
주름진 어머님 눈가에
눈물이 고였어
어머니와 내 이름의
앞글자를 따서
식당이름을 짓고
고사를 지내고
밤이 깊어가도 아무도
떠날줄 모르고
사람들의 축하는
계속되었고
자정이 다 되서야
돌아갔어
피곤하셨는지
어머님은 어느 새 깊이
잠이 들어 버리시고는
깨지 않으셨어 다시는
난 당신을 사랑했어요-
한번도 말은 못했지만
사랑해요
이젠 편히 쉬어요-
내가 없는 세상에서
영원토록 야이 야아야
그렇게 살아가고-
그렇게 후회하고
눈물도 흘리고
야아이 야아야
그렇게 살아가고-
너무나 아프고
하지만 다시 웃고
야이 야아야
그렇게 살아가고-
그렇게 후회하고
눈물도 흘리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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