혼자한잔

혼자한잔

허각 0 257
허각

오늘따라 술이 달아
숨을 쉬듯 또 한 잔
그냥 삼키고 말죠
어느 사이 텅 빈 술잔
그 너머로
그녀가 보일 것 같아
우리 둘 헤어진 일조차
잊은 채로
기억 속 그녀와
얘기하듯 혼자 떠들다가
취한 난
눈앞이 흐려져요
Oh 긴 꿈속처럼
행복했던
더없이 좋았었던
그때의 우리
잘 지내나요
나 없이도 괜찮나요
나는 괜찮지 않죠
취할수록
또렷하게 떠오르는
그녀가
너무나도 예뻐서
술인지 눈물인지
혼자 한잔
비우고 채우고
또다시 비워 내죠
우리 둘 추억만큼
쌓여진 텅 빈 술병들과
이렇게 텅 빈
내가 있네요
왜 이리 고마운 일들만
많은 건지
기억 속
난 항상 미안해요
그녀 곁에 있던 그동안
언제나 부족하기만 했죠
Oh 꼭 어제처럼
선명하게
눈앞에 그려지는
그녀의 얼굴
잘 지내나요 괜찮나요
오늘 밤도
나만 비틀거려요
취할수록
또렷하게 떠오르는
그녀가
너무 보고 싶어서
울다가 웃었다가
원망하죠
또 한 잔 다시 한 잔
눈물 한 잔
버릇처럼 혼자
이렇게 한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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