무너진사랑탑

무너진사랑탑

남인수 0 1168
남인수
반짝이는 별빛아래
소근 소근
소근대는 그날 밤
천 년을 두고
변치 말자고
댕기 풀어
맹세한 님아
사나이 목숨 걸고
바친 순정 모질게도
밟아놓고
그대는 지금 어디
단꿈을 꾸고 있나
야속한 님아
무너진 사랑 탑아
달이 잠긴 은물결에
살랑 살랑
살랑대는 그 날밤
손가락 걸며
이별 말자고
울며불며
맹세한 님아
사나이 벌판 같은
가슴에다
모닥불을 질러놓고
그대는 지금 어디
행복에 잠겨있나
야멸찬 님아
깨어진 거문고야
봄바람에 실버들이
하늘 하늘
하늘대던 그 날밤
세상 끝까지
같이 가자고
눈을 감고
맹세한 님아
사나이 불을 뿜는
그 순정을
갈기갈기 찢어놓고
그대는 지금 어디
사랑에 취해있나
못 믿을 님아
꺾어진 장미화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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