철망앞에서

철망앞에서

안치환 0 350
안치환
내 마음에
흐르는 시냇물
미움의 골짜기로
물살을 가르는
물고기떼
물위로 차오르네
냇물은 흐르네
철망을 헤집고
싱그런 꿈들을
품에 안고 흘러
구비쳐 가네
저 건너 들에 핀
풀꽃들 꽃내음도
향긋해
거기 서 있는
그대 숨소리
들리는듯도 해
이렇게 가까이에
이렇게 나뉘어서
힘없이 서 있는
녹슨 철조망을
쳐다만 보네
이렇게 가까이에
이렇게 나뉘어서
힘없이 서 있는
녹슨 철조망을
쳐다만 보네
빗방울이 떨어지려나
들어봐 저소리
아이들이
울고 서 있어
먹구름도 밀려와
자 총을 내리고
두 손 마주잡고
힘없이 서 있는
녹슨 철조망을
걷어 버려요
자 총을 내려
두 손 마주잡고
힘없이 서 있는
녹슨 철조망을
걷어 버려요
저 위를 좀 봐
하늘을 나는 새
철조망 너머로
꽁지 끝을 따라
무지개 네
마음이 오는 길길
새들은 나르게
냇물도 흐르게
풀벌레 오가고
바람은 흐르고
마음도 흐르게
자 총을 내려
두 손 마주잡고
힘없이 서 있는
녹슨 철조망을
걷어 버려요
자 총을 내려
두 손 마주잡고
힘없이 서 있는
녹슨 철조망을
걷어 버려요
녹슬은 철망을
거두고 마음껏
흘러서 가게
자 총을 내려
자 총을 내려
자 총을 내려
자 총을 내려
자 총을 내려
자 총을 내려
자 총을 내려
자 총을 내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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