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런밤

이런밤

정태춘 0 322
정태춘
온종일 불던
바람 잠들고
어둠에 잿빛 하늘도
잠들어 내 맘의
창가에 불 밝히면
평화는 오리니
상념은 어느새
날아와서
내 어깨 위에
앉아 있으니
오늘도 꿈속의
길목에서
날개 펼치려나
내방에 깃들인
밤 비단처럼
고와도 빈 맘에
맞고 싶은
낮에 불던 바람
길은 안개처럼
흩어지고
밤은 이렇게도
무거운데
먼 어둠 끝까지
창을 열어 내
등불을 켜네
나나나 나나나
나나나나
나나나 나나나
나나나나
나나나 나나나
나나나나
나나나 나나나
긴긴밤을
헤메이다
다시 돌아온
상념은
내방한 구석에서
편지를 쓰네
나도 쓰다만
긴 시를 쓰고
운따라 흠흠
흥얼거리면
자화상도
나를 응시하고
난 부끄럽네
이런 가난한 밤
이런 나의 밤
0 Comments