인연

인연

김석옥 0 177
김석옥
오래도 살았네
함께 말이야
젊은 시절
우리에겐
궂은 일 없었나
행여나 있었다면
잘도 참고 견뎠어
이제 와 생각하니
당신이 잘 한거야
지금의 내 행복은
당신이 만든거야
고맙단 말 한 마디
변변히 못 한 채
어느 새 머리엔
흰 서리가 내렸소
흰 서리 슬퍼 말고
손 잡고 함께 해요
많이도 싸웠지
철없던 시절에
나 혼자 잘 했다고
우긴 일 많았소
그 때마다 아파했을
당신을 생각하면
그대 앞에 서 있음이
가시방석 같다오
남은 세월
우리에게
얼만큼 남았는지
당신도 모르고
나 역시 모르지만
내 평생 잘 한 일
한 가지 말하라면
바로 당신 만난 일
그것뿐이라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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