창부타령

창부타령

김정숙 0 253
김정숙
아니 아니 노지는
못하리라
창문을 닫아도
스며드는 달빛
마음을 달래도
파고드는 사랑
사랑이 달빛이냐
달빛이 사랑이냐
텅 빈 내 가슴 속엔
사랑만 가득 쌓였구나
사랑 사랑 사랑이란게
사랑이란 게 무엇인가
보일 듯이 아니 보이고
잡힐 듯 하다가
놓쳤으니
나 혼자만이
고민하는 게
이것이 사랑의
근본인가
얼씨구나 좋다
지화자 좋네
아니 노지는 못하리라
한 송이 떨어진 꽃을
낙화진다고 설워 마라
한 번 피었다 지는 줄은
나도 번연히 알건마는
모진 손으로 꺾어다가
시들기 전에 내 버리니
버림도 쓰라리거든
무심코 밟고 가니
건들 아니 슬플쏘냐
숙명적인 운명이라면
너무도 아파서
못 살겠네
얼씨구나 좋다
지화자 좋네
아니 노지는 못하리라
띠리리 띠리리
띠리 띠리 띠리 띠리
띠리 띠리 띠
아니 아니 노지는
못하리라
추강월색 달 밝은 밤에
벗 없는 이내 몸이
어둠침침 빈 방안에
외로이도 홀로 누워
밤 적적 야심토록
침불안석 잠 못들고
몸부림에 시달리어
꼬꾜 닭은 울어댄다
오늘도 뜬 눈으로
새벽 맞이 하였구나
얼씨구 절씨구 얼씨구
지화자자 좋네
아니 노지는 못하리라
어지러운 사바세계
의지할곳 바이없어
모든 미련 다 떨치고
산간벽절 찾아가니
송죽 바람 쓸쓸한데
두견조차 슬피우네
귀촉도 불여귀야
너도울고 나도울어
심야삼경 깊은 밤을
같이 울어 새워볼까
얼씨구나 좋다
지화자 좋네
아니 노지는 못하리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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