우울한편지

우울한편지

나얼 0 178
나얼
일부러 그랬는지
잊어버렸는지
가방 안 깊숙이
넣어 두었다가
헤어지려고 할 때
그제서야
내게 주려고 쓴 편질
꺼냈네
나를 바라볼 때
눈물짓나요
마주친 두 눈이
눈물겹나요
그럼 아무 말도
필요 없이
서로를 믿어요
집으로 돌아와서
천천히 펴 보니
예쁜 종이 위에
써 내려간 글씨
한 줄 한 줄 또 한 줄
새기면서
나의 거짓 없는 맘을
띄웠네
그럼 아무 말도
필요 없이
서로를 믿어요
어리숙하다 해도
나약하다 해도
강인하다 해도
지혜롭다 해도
그대는 아는가요
아는가요
내겐
아무 관계 없다는 것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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