희망사항

희망사항

변진섭 0 240
변진섭
청바지가
잘 어울리는 여자
밥을 많이 먹어도
배 안 나오는 여자
내 얘기가 재미없어도
웃어주는 여자
난 그런 여자가 좋더라
머리에 무스를 바르지
않아도
윤기가 흐르는 여자
내 고요한
눈빛을 보면서
시력을 맞추는 여자
김치 볶음밥을
잘 만드는 여자
웃을 때 목젖이
보이는 여자
내가 돈이 없을 때에도
마음 편하게
만날 수 있는 여자
멋 내지 않아도
멋이 나는 여자
껌을 씹어도
소리가 안 나는 여자
뚱뚱해도
다리가 예뻐서
짧은 치마가
어울리는 여자
내가 울적하고
속이 상할 때
그저 바라만 봐도
위로가 되는 여자
나를 만난 이후로
미팅을 한번도
한번도 안 한 여자
라 라라라라라라라
라 라라라라라라라
라라라라라
라 라라라 라라라라라라
라라라 라라라라
라라라라라라라
라 라라 라라라라라
라 라라 라라라라
라 라라라 라라
라 라라 라라라라
라 라라라라라라
라 라라라라라
라 라라라라
난 그런 여자가 좋더라
난 그런 여자가 좋더라
여보세요
날 좀 잠깐 보세요
희망사항이
정말 거창하군요
그런 여자한테
너무 잘 어울리는 난
그런 남자가 좋더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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