끝무렵

끝무렵

윤종신 0 889
윤종신
다 왔나 봐
끝이 보여
엇갈린 감정의 숫자가
자꾸 늘어 가
굳이 서로
바로잡으려 하지 않아
흘러가는 걸 방치하잖아
되돌리지 않고
어떡할까
뭐가 좋을까 이쯤에선
한번 크게 다퉈야
좋은 핑계가 될 텐데
그러기엔 많이
식어 버린 우리 사랑은
그 어떤 일도
일으키기 귀찮아
참 못된 사랑
아프기는 싫어서
그냥 덮어 두면
무뎌질까 봐
좋을 때 쏟아 냈던
그 약속들 다 잊은 채
서둘러
건망증 환자 돼 버려
잔인한 사랑
살아갈 게 중요해
추억에 허우적댈
시간은 없는걸
가끔 떠올라 미소 짓는
흐뭇한 기억 같은
내 삶의 장식품이 될
우리 사랑 태연하게
오늘 하루 보내고 있어
이젠 너의 연락에 답은
당연히 미룬 채
단지 우리 필요한 건
얼굴 붉히지 않을
서롤 위한다는
그 흔한 이별뿐
참 못된 사랑
아프기는 싫어서
그냥 덮어 두면
무뎌질까 봐
좋을 때 쏟아 냈던
그 약속들
다 잊은 채 서둘러
건망증 환자 돼 버려
잔인한 사랑
살아갈 게 중요해
추억에 허우적댈
시간은 없는걸
가끔 떠올라 미소 짓는
흐뭇한 기억 같은
내 삶의 장식품이 될
우리 사랑
누굴 만나 넌
참 좋은 사람이었다고
아련한 척
저 하늘을 바라보겠지
그러다가 한 번은
미칠 듯 보고 싶을 거야
우리 좋았던 그날들
어떻게 지워
잘 가 저 멀리
나의 기억 밖으로
머물렀던 흔적조차
가져가
좋을 때 쏟아 냈던
그 약속들
다 잊어 줘 서둘러
건망증 환자 되어 줘
도려내 버려
우리 추억 덩어리
아물면 그 안에
살이 차오를 거야
가끔 만지면 둔탁한
새살이 더 좋을 거야
딱딱히 굳은 맘으로
잘 살아 줘
굳은 맘으로
잘 살아 줘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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