일년

일년

윤종신 0 175
일년
윤종신

내일이면
그대 떠난 지
딱 일 년째
되는 날이죠
고작 한 살
더 먹는 게
이리 힘든 줄은
왜 그리도 우리에게는
기념할 날 많았던가요
방에 달력을
없애 보아도
그 날들은
꼭 기억났죠
어머닌 내 맘
모르시는지
그대 사 드린
목도릴 꼭 하셨죠
계절이 바뀌어
묵은 옷을
꺼내어 보면
그 속엔 구겨진
추억들이 있죠
며칠 넘기기 힘들었죠
그대 흔적
지우려고 하는 건
일년 동안
잊긴 벅찼었나 봐요
남은 날들이
더 두려워요
딸이 없는
우리 아버지
그댈 제일 좋아했어요
내 맘 아셔도
한 잔 하시면
그대 보고 싶다
하셨죠
그만큼
사랑스러웠었죠
누구나 쉽게
잊지못할 만큼
아직도 그대
안부 묻는
사람들 많죠
우리는 너무나
잘 어울린다며
내 주위 사람들
아직도 그댈
참 좋아하고 있어요
그런 게 날
더 힘들게 하고 있죠
모두 다
잊어줘야 할텐데
그대 일년은 어땠나요
나보다는
편했기를 바래요
나처럼
초라해지면 안돼요
계속 아름다워야 해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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