동창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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최백호 0 253
최백호
어린 시절
해맑던 얼굴들에
짖은주름 서러웠지만
그날그자리 그곳에는
덧셈도 뺄셈도 없는
반가워 부딪치는
술잔들 사이로
세월만 세월만
굴러 다녔네
삶이여 남길 것
하나 없는 내인생에
그토록 향기로운
이야기 들을
나도 몰래 숨겨논줄
내 정말 몰랐었네
이 사람아
왜 그리 늙어 졌노
가는세월 못잡았구나
그날그자리 그곳에는
돈도 명예도 없는
철부지 개구장이
눈망울 들에
눈물만 눈물만
글렁 거렸네
삶이여 믿을 님
하나없는 이 세상에
그토록 어리고
여린 사람들
나도 몰래 숨겨논줄
내 정말 몰랐었네
삶이여 삶이여
빈손으로 가는 인생
왜 그리 아웅다웅
살아왔던가
바보같은 내 모습을
내 정말 몰랐었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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